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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방/내일기

다이아몬드주부, 기념일을 축하하지 않는 이유

by 천협군사 2025.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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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념일이라는 날에

결혼기념일이라는 말이 내 삶에는 늘 조금 멀게 느껴진다.
나는 한 번도 결혼기념일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고, 축하를 받아본 적도 없다.
그래서일까, 그날이 와도 특별한 감정은 들지 않는다.

오늘도 평소와 다르지 않게 출근을 했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퇴근해 집으로 돌아와 밥을 지었다.
늘 그래왔듯, 조용한 저녁이었다.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굳이 말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갈 하루였다.

나는 2급 지체장애인인 남편과 함께 산다.


이 삶은 생각보다 많은 노고와 인내를 필요로 한다.
누군가를 돌보며 산다는 건 마음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고,
매일의 선택과 책임이 쌓여 만들어지는 시간이다.

이런 삶을 살아오다 보니
기념일을 챙길 여유는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축하와 선물이라는 단어는 어느새 내 삶과는 무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기념일은 기념해야 할 날이 아니라
그저 달력 위에 표시된 날짜 하나로 남았다.

그래도 나는 오늘도 내 삶을 이어간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아무런 표시가 없어도
밥을 짓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시 내일을 준비한다.

이것이 나의 결혼기념일이고,
이것이 다이아몬드주부로 살아온 나의 삶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기록할 가치가 있다고,
나는 그렇게 믿으며 오늘을 적는다.

그러나 남편의 책상 위에 놓인 캘린더에는
‘결혼기념일’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아무 말도 없고, 아무 선물도 없지만
그 날짜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충분하다고 느낀다.

https://youtu.be/FUBISElytCc?si=tB0UUFtvDtHBpfDP

다이아몬드주부 결혼기념일영상

 

누군가에게는 작고 아무것도 아닌 표시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그 조용한 기록이
긴 시간을 함께 살아왔다는 증거처럼 느껴진다.

나는 큰 축하보다
말없이 이어지는 하루를 선택하며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그 캘린더 속 한 줄이면 족한 삶이 되었다.

오늘도 그렇게
내 삶은 조용히, 그러나 묵묵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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